본문 바로가기

IT 잡담

너의 세상을 말해줘, Tell Your World

 

 

 지금은 21세기, 정보시대입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봐도 거의 누구든 집에는 컴퓨터가 한 대씩 있고, 개인당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의 스마트 기기들을 꼭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우리들은 이제 세계 어디서든 손쉽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일상의 이야기는 물론 개인과 기업, 기업과 기업끼리 사업에 관한 소통도 인터넷을 통해 더 쉽게 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인터넷이란 공간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세상입니다. 그리고 이용되는 분야도 정말 다양합니다. 창작도 그 중 하나이죠. 특히 인터넷은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냈습니다. 니코니코 동화, 크리크루같은 크리에이터스 커뮤니티(Creater's Community)에서 누구나 쉽게 수많은 사람들의 창작물을 접할 수 있고, 그저 이용자였던 자신도 창작에 도전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떠올린 글귀나 흥얼거린 멜로디를 가지고 자신만의 창작물을 만드는 것 까지는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창작물을 전세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투고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창작물을 본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통해 감상을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야마하의 음성 합성 엔진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VOCALOID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중 크립톤사의 '하츠네 미쿠(初音ミク)'라는 소프트웨어는 여러 분야의 n차 창작 활동을 더욱 가속화 하였습니다.

 하츠네 미쿠가 처음 등장했을 때엔 캐릭터의 모습도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의 포장용 박스에 그려진 이미지가 전부였습니다. 소프트웨어도 그저 목소리를 어떻게 낼 지만 입력해 주고 출력시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니코니코 동화에 사용자들이 올린 하츠네 미쿠를 가지고 만든 오리지널 곡과 2차 창작물을 시작으로 n차 창작 세계에 하츠네 미쿠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게 됐습니다.

 하츠네 미쿠는 n차 창작의 여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곡과 작사,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보컬파트는 물론 메인 케릭터를 기반으로 수많은 일러스트, 만화가 창작되었습니다. 또한 메인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대로 입체화 하여 동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MikuMikuDance(이하 MMD)도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MMD는 이용자들에 의해 새로운 용도가 발견되어 미쿠 외 보컬로이드 캐릭터 뿐만 아니라 다른 수많은 캐릭터의 3D 모델도 만들어지게 되면서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창작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모두가 소통하며 n차 창작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kz라는 아티스트가 하츠네 미쿠를 이용해 만든 곡 'Tell Your World'입니다.

 

 

 kz라는 분이 작사와 작곡을 한 Tell Your World의 공식 PV입니다. 곡의 분위기에 맞게 PV도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인상깊습니다. Pv는 광활한 우주와 같은 공간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그 공간의 한 켠에서 수많은 점과 선들이 보여 미쿠의 형상을 만들기도 하고, 수많은 말풍선들이 날아다니는 것도 보입니다. 뒷부분에선 말풍선들이 가지각색의 모양으로 변화 하는가 하면, 서로다른 말풍선들이 융합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PV 디렉터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것을 비유한 것일까요?

 

 

 인터넷은 다양하고 수많은 정보들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정말 넓은 공간입니다. 마치 수많은 행성이나 물질이 떠돌아다니는 우주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우주공간의 구성원인 점과 선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점과 선들이 모여 말풍선과 미쿠의 형상을 만들면서 2차 창작 활동에 미쿠가 어떻게 다가왔는지, 그리고 미쿠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보여줍니다.

 이 PV에서 독특하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말풍선'입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서로 소통한다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 자체를 말풍선 모양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말풍선이 가지각색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개개인이 가진 생각들이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죠. 보통 점과 선으로 지구 모양이든 어떠한 모양이든 만들어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소통을 한다고만 하지, 소통하는 사람들이 가진 생각이 모두 다를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그런 표현밖에 보지 못한 저로선 가지각색의 말풍선은 정말 참신한 표현이었고,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곡의 후반부에서 스테이지가 전개되며 미쿠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그 주위의 말풍선들이 각각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해가는 모습에서는 2차 창작이 어떻게 이루어 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의 커뮤니티라는 스테이지에 누군가의 창작물이 올라와 그 자태를 빛내면, 그걸 본 수많은 이용자들은 코멘트 등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소통을 하는 것이죠. 어떤 이용자는 자신의 생각을 2차 창작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 것을 표현하고자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수의 말풍선이 융합하는 모습은 2명 이상이 참여하는 합작 프로젝트도 2차 창작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후 우주의 저편에서 밝은 빛이 수많은 형상들을 비추며 앞으로 2차 창작 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생각을 해 보도록 해주고, 2차 창작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줍니다.

 

 

 인터넷은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고, 2차 창작계도 이처럼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형성이 되었습니다. 그 곳에 하츠네 미쿠가 등장함으로서 수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해 준 것입니다. 이 곡은 오리지널 작품을 통해 2차 창작을 할 때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를 응원하고, 앞으로도 이러한 소통을 더욱 활발히 하여 2차 창작 문화가 활성화되길 바란다는 메세지를 품고 있는 듯 합니다.

 

 

 이 곡을 접하기 전까지 n차 창작의 세계는 그저 아주 먼 나라 이야기 인줄 알았지만, 이 곡은 저에게 2차 창작의 세계의 모습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하나의 오리지널 작품을 감상하고 거기서 감동하고 끝나기보다는, 그것으로 인해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그것을 사람들과 나누고 또하나의 새로운 창작물로써 재탄생시킨다는 내용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정말 신기하고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저 개인이 가지고 있던 하나의 생각이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아내고 이로 인해 새로운 생각을 낳는다니 말입니다. 여러분도 무언가를 보고 남몰래 떠올린 것이 있다면 인터넷을 통해 뽐내보는 것은 어떨까요?